스타벅스 性대결?

세상 2006/07/21 11:11 Posted by 버트

스타벅스 성대결로 번진다는 기사를 보고.

자신이 누리고 행하는 것 이외에는 관심조차 가지지 않다가 어느날 그것이 사회적 논란이 되자 기다렸다는 듯이 득달같이 달려나가 성토하는 사람들. 나는 그 부류에서 얼마나 예외일까? 최근 스타벅스가 문제화되고 있는 것은 선진국이라고 알고 있는 나라와의 가격격차 때문이다. 브랜드가 갖는 이미지와 상대적으로 영세한 상인을 압박하는 자본의 집중적인 투자 따위야 커피업계만의 문제도 아닐테다. 별다방 따위로 대표되는 브랜드 커피점이나 아웃백 따위로 대표되는 브랜드 외식업체의 문제는 결국 형편없는 시급으로 오갈데 없는 아이들에게 중노동을 강요하는 식민지식 앵벌이 그 병폐가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갑자기 성대결이라니?

별다방이나 콩다방의 문전성시가 아니꼬운 것 따위는 사실상 자본이 판치는 이 나라 시장통에선 씨도 먹히지 않는다.  우리들의 아이들이 싸구려 돈벌이로 전락해 자본에 의해 휘둘릴 때 버젓이 그 곳에 앉아 유유히 캬라멜 프라푸치노를 마실 수 있는 것이 가슴 한 편에 걸리느냐 걸리지 않느냐의 시급성은 나중 일이라는 것이다. 즉, 성대결의 본질은 그런거야 어찌되었건 브랜드 커피의 사실상 주 소비자인 여성들을 집중포화하는 인간들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것에 부화뇌동하여 반대편의 목소리도 가관이긴 마찬가지다. 뭐라더라?  비싼 고급 위스키 아까운 줄 모르는 족속이라나? 이거야 원, 본말이 전도되는 이야기도 이 정도면 깐느영화제 심사위원대상감이다. 아이들은 매일매일 싸구려 앵벌이에 나서 업친데 덥친격으로 반드시 웃는 낯으로 늘 손님을 대하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그것이 모처럼 이슈화되 잘하면 아이들이 받는 월급봉투가 정상화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서빙 같은 직업만으로 청소년들을 내몰지 않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어른들도 내키면 할 수 있는 직업으로서도 번듯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여론몰이가 가능해 보이는 모처럼의 좋은 시점이 아닌가 싶었다. 바로 그런 찬스에서 쌩뚱맞은 성대결이라니 대체 어찌된 말인가?

굽신 거리며 하루종일 일한 돈이 얼마 되지 않아도 어쩔 수 없지 않은가 하는 체념이 우리 내면에 깊숙이 뿌리 박힌 풍토. 비정규직의 일선에서 종일 상처받고 저평가되는 아이들의 헌신적인 뒷바라지로 우리는 시내 한복판의 으리으리한 빌딩숲 사이에 온갖 여유있는 개폼을 잡아가며 떠들고 으시대며 커피를 마시고 있는 것인가에 대한 반성이 중요한 그 시점이 아니던가? 그 중요한 시기에 누가 다방 출입을 더 하네 마네 따위의 지엽적인 말 꼬투리로 때 마침 쟁점화된 중요한 사건의 본질을 흐리는 왜곡이 오늘도 웹상에서 떡하니 벌어지고 있는 작태가 심히 유감일 뿐이다.

소비의 행태는 경향이고 개성이다. 누가 무엇을 하고 안하고는 각자의 인생이다. 문제는 그 산업 전체가 가지고 있는 모순이 우리에게 어떠한 작용을 하는지를 눈 크게 뜨고 감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1980년대 후반에 맥도날드에서 시간당 800원을 받으며 하루 8시간씩 꼬박꼬박 청춘을 불살랐던 기억이 아직도 새로운 나같은 도시빈민에게는, 모처럼 이슈화된 우리들의 가치에 대한 온당한 평가의 장이 될지도 모르는 순간이 자칫 싸구려 성대결 따위로 그 의미가 퇴색되지 않을까 속상한 마음에 몇자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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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 스타벅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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