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는 지금 학벌 좋고 돈 잘 벌고
사회적 지위도 높은 여자들이 대량으로 배출되고 있다. 아들딸 구별 않고 둘만
낳아 잘 기른 세대들의 승리이자 보람이다. 그러니까 아들이 학벌도 별로고 유약하고
어쩐지 미래가 걱정된다고 걱정하지 말 일이다. 요리도 청소도 설거지도 시켜서 신랑수업을
잘 시킬 일이다. 필요가 있는 곳에 수요가 생긴다. 내조 잘할 여자를
구하는 세상이 지나가고 외조를 잘할 남자가 인기 있는 세상이 되리라는 예감이
든다.
이번주 한겨례21의 종이비행기는 이런
문단으로 마무리되고 있었다. 동의한다. 그런 세상이 시작되고 있다. 그런 세상이 늦은
것이 오히려 유감이다. 요컨대 재능이 남자보다 여자에게 더 있는 부부가 있다면
의당 가사분담 비율이 한가한 쪽으로 많이 치우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무조건
여편네가 바깥일을 하던지 말던지 가사는 너희 몫 아니겠냐고 으시대는 인간들도 사실은
좀 더 당당히 가사에 이바지할 수 있게 사회적 편견에 자유로워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래야, 가정이 평화로울 것이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가사가 싫지 않다. 하지만, 내 세대는 그런 것을 전담할 만한 가치관이 절대로 형성할 수 없는 시기였다. 시대를 잘 타고나야 한다. 가사를 잘 돌보는 남자는 게이나 무능력자가 아니다. 그것이 적성에 맞는 사람일수도 있고, 딱히 바깥일에 별다른 취미를 찾을 수 없는 사람일 수도 있다. 문제는 바깥일에 적성에 맞지 않는 남자들이 무리하게 바깥에서만 일해야 한다는 마초들의 강압에 세뇌되어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술자리를 끈임없이 만들어 매일 쓰레기같은 신세한탄을 쏟아내다 새벽녘에 가까스로 귀가하여 온갖 주정을 일삼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지 않은가.
조금 동성의 편을
들자면, 문제는 그 시간에 집에 일찍 복귀해 가사를 분담하는 것은 무능한
남자들의 전형이라는 곡해 따위에 길들여 살도록 강요하는 사회적 시스템에 있다. 그러한
사회적 강요를 정신 똑바로 차리고 쳐부수기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남자들보다 현명한 여자들은 이러한 고충을 잘 알고 있으리라고 생각하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