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쵸는 누구에게 짱돌을 던지나
문쵸는 초등학교에 등교하기 전날 잠을 이루지 못한다. 학교에
대한
불안감. 선생님의 폭력에 대한 알수 없는 소문으로 학교가 공포의 대상이
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놀랍게도 정년퇴임을 앞둔 문쵸의 담임은 자유를 사랑하는 평범한
할아버지였다.
이 영화는 천식을 때문에 집밖을 자유롭게 나다니지 못했던 문쵸라는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면서 (폭력선생일지도 모르는 늙은) 담임의 사랑으로 세상을 알게 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여기까지만 보면 가끔 볼 수 있는 청소년 성장영화쯤 된다는
것을
금세 알 수 있다.
하지만 시절은 조금 복잡했다. 당시 스페인은
내전이 일어나기 바로 직전의 어수선한 상황이었다. 무정부주의자, 공산주의자, 자유주의자들의 사상과 지주의
핍박에 신물이 난 노동자들이 힘을 합해 인민전선을 만들어 공화정을 수립하게 된
것이다. 이에 당연히 반발한 대지주를 비롯한 왕당파들이 카톨릭과 손잡고 쿠데타를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이른 바 스페인 내전.
원제는 나비의 혀다. 마리
포사는 나비를 말한다. 넥타를 음미하는 둘둘 말린 나비의 혀를 메타포로 마에스트로는
문쵸를 비롯한 학생들에게 인생의 자유를 역설한다. 그리고 사랑을. 소년이 좋아하는 소녀가
멱을 감는 장소에서는 기꺼이 들꽃을 꺾어 소년에게 쥐어주며 격려한다. 세상 모든
선생이 돈 그레고리오처럼 순수하게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을 일러준다면 우리는 훨씬 남을
미워하지 않고 살아 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이상일
뿐이다. 스페인 민중은 자신들이 꿈꾸는 이상을 뛰어넘지 못한 결과로 수십년간 독재정권에
핍박을 받아야 했던 것이다.
게르니카에 쏟아진 셀 수 없는
폭탄의 수만큼, 세상은 배신과 분노로 점철되어 있었다. 아직 소년인 문쵸가, 아직
세상에 나가 뒹굴 여력이 없는 아이인 문쵸가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이데오르기를
위해 자신의 멘토 mentor 에게 돌팔매질을 하는 라스트 씬은 그런 의미로
더욱 신랄하게 관객의 가슴을 후벼 파는지도 모른다.
스페인 내전에 대해 조금의 상식이 있지 않으면 이해가 좀 곤란할지도 모른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러닝타임 내내 지루해 하지 않을 정도의 긴장감을 주는 영화다. 다만 문제의 라스트 씬에 당황하지 않아야 한다는 전제가 붙지만 말이다.
뱀다리
+ 음악을 맡은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 Alejandro Amenábar 는 내가 가장 좋아 하는 에스파뇰 감독이다. 그의 신작이 나오지 않아 애가 타긴 하지만 뭐 조만간 좋은 소식이 있지 않을까. 떼시스의 긴박감이 그립다.
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