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월에 틸의 생신 달인 팔월을 들여다 본다. 때는 바햐흐로 밤 기온도 섭씨 30도를 육박하는 열대야 시즌. 방안에 100개의 초를 켜자, 온도계의 눈금이 40도를 순식간에 넘어버린다. 돼지 뺨치는 몸매에 말 그대로 구슬같은 땀방울을 방바닥에 뚝뚝 떨어 뜨리며 89개재 캔들째 점화를 하고 있는 찰라. 딩동. 벨소리.
- 하이야, 빨리도 오네. 오늘따라.
투덜대며 현관 밖으로 "쫌만 기둘려잉!" 하고 외치고 부랴부랴 100개를 전부 점등. 불을 끄고 그를 안으로 들이자 유치한 이벤트에 적잖이 당황한 틸이 놀라는 기색. 초파일 조계사 부럽지 않은 장관을 연출하신 버트님의 얼굴은 그야말로 방금 세수한 노가다꾼처럼 얼굴에 끈적한 액체가 주룩주룩.
평소 자기 표현 제대로 못하는 인간중 둘째 가라면 서러워 할 위인 틸은 감동한것인지, 지루한 것인지 좀처럼 말이 없고. 반팔이라 소매 없는 게 한 스러워 일단은 배부위의 티셔츠를 끌어 당겨 땀을 연신 닦아대는 버트 당황하며 자화자찬!
- 몹시 더운 생일이지? 히히히.
가난한 인간이 이 정도 주접을 떨어주는 것은 어렵지 않으나, 역시 아가씨 생신에는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일년에 한 두어번 입에 대 보는 한우 스테이크 따위를 썰어줘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뇌 한구석에서 연탄재를 던지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던 날로 기억.
이봐. 내년 당신 탄신일엔 일본이라도 갈까?
늘 미안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