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하차시 필수 에티켓

일쌍 2007/09/15 09:42 Posted by 버트
하하하하. 이거 장난 아니게 공감 가는 글이 다. 뭐냐 하면 말이지. 이런거다. 때는 퇴근시간이었나? 갈길 바쁜 버트씨 이 사람 저 사람 피해가며 간신히 내릴 역 앞까지 도달하니까, 뒤 늦게 나온 처자가 내 갸냘픈 어깨를 두드리며 대뜸 죄송합니다만 저 내릴께요. 하는 것 아닌가. 해서 나도 목소리를 가다듬고 정중하게 댓구해 주지 않았겠어?

- 네, 그러시군요. 하지만 제가 앞에 서 있으니 제가 먼저 내리면 안될까요?

라고 말했었지. 그랬더니 그 처자 몹시 당황하더라는!

자아, 그러니까 이런거야. 우리는 서로의 발을 밟지 않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고 있는 거였지. 러시아워의 지하철이니까 말이야. 그런데 왜 이런 상황이 벌어지겠냐 이런거지. 살펴보면 아래와 같지 않을까 싶다.

1. 왜 자신만 내려야 한다고 조바심을 내는가?

좋아, 그리고 그다음으로 살펴 것은

2. 왜 내리겠다는 사람에게 그다지도 퉁명스러운가?

1의 답은 간단해. 사람이 내릴 나보다 조금 덜 초조해 보이는 자세를 갖추고 있었던 게지. 대한민국에서 지하철로 출, 퇴근 해 본 인간들은 죄다 알겠지만 공공장소 에티켓은 거의 전멸이거든. 내릴 사람이 먼저 타야 탈 사람의 공간이 확보 되는 지극히 당연한 상식이 통하지 않아. 조금만 내리는 사람이 머뭇거리거나 저자세로 나오면 기다렸다는 듯이 보디체크를 하고 밀고 들어오거든. 그런 상황을 수 없이 경험한 처자는 앞 사람이 내릴 기색이 없으면 몹시 초조하게 되어 있는거야. 그래서 그런 대사를 날리 곤 하는 것이지. 얌전하게. 하지만 그 말 안쪽에는 비수가 숨겨져 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어. 이를테면 이런 말이겠지.

- 씨방세, 안 내릴꺼면 좀 안쪽에 짱 박혀 있던지.

왜 아니겠어. 여자의 몸만 아니면 거만하게 대해줄텐데, 그래도 가진 것이 달랑 공손함이라 최대한 예의를 갖춘 것이지. 그런데 문제는 2번이야. 2번. 도대체 왜 나름 상냥하게 길을 터 달라는 제스츄어를 퉁명스럽게 묵살할 밖에 없었을까.

- 나도 내리거든!
대한민국을 지탱하는 남성들의 매너가 어디 버트씨 만큼 해야 말이지. 다자꼬자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며 상냥을 떤 처자를 무안하게 만든 것은 반성할 일임이 틀림 없어. 하지만 우리 인간사 어디 뜻한대로 행동할 수 있느냐 말이지. 만원 전철, 특히나 하루종일 직장 스트레스를 견디다 간신히 해방되어 술 한잔 빨아 줄 전우를 찾는 김병장께서 지 먼저 내리겠으니 비키라고 으시대는 여자를 보고 왜 아니꼽지 않겠냐 이거지.

결론?

그런거 없어. 니미. 그냥 문 열리면 개나 소의 어깨를 사정없이 후려갈기며 내려주는 상책이야. 왜 때리냐고 째려보고나 시빌 걸면 다음과 같이 말해 주면 그만이고.

- 뭘 야려 이 띱때야. 허, 이거 봐라. 디질라구, 그 눈 안 깔아? 확 다 뽑아 벌라.

어때? 스트레스 좀 풀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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