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작 둘이서 오손도손 지내고 싶어질 때가 있다. 한 껏 신나게
데이트를 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내 의도와는 반할 경우가 비일비재한 게 현실임을
감안하면 내가 먼저 내뱉은 말은 더더욱 설득력을 얻는다. 정작 둘만 오손도손
지내고 싶어지는 것이다. 하루를 정리하고 내일을 기다리며 작지만 소중한 시간들을 쌓아가고
싶을 때가 있다. 부스러기들 말이다, 이를테면.
단체 여행에
익숙하지 않는 나 아니던가. 형편이 어려워 수학여행도 가본 적이 없는 인간에게는
단체 여행이라는 것이 익숙할리가 없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나는 기가 죽지 않는다.
그런 것을 원칙으로 살았다. 아니 나는 그들을 리드할 수 없는 위치라고
하더라도 그들에게 큰 인상을 심어주는 것에 사명을 느낀다. 보람찬 여행에서 그럴듯한
인간 한 명 만나고 왔다면 그들의 여행이 그래도 조금은 가치가 상승하지
않겠는가 하는 것이 내 어리석지만 간절한 소망이기도 하다.
기죽지 않고 살아가도 가슴 한 구석이 떨리는 것은 내가 그닥 강한
사람이 아니라는 증거일지도 모른다. 그런 여린 내 마음을 들키지 않게 살아오기
바빴다. 그래도 어느 한 사람 정도는 그러한 내 마음을 단속해주길 바랬다.
그것이 욕심이라면, 그것이 내가 나쁜 인간의 증명이라도 된 듯하게 상대가 나를
대할지라도 나에게도 나 나름대로의 폴리씨는 존재하는 것이다. 알아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아니라,
알면 안되는 마음일지도 모른다. 다수가 알아주면 오히려 곤란한 거다. 여러사람 피곤하게
하고싶은 생각도 없거니와 그러한 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라 노출하기도 두렵고, 설사
내 의지와 반하게 밖으로 노출된다 하더라도 그것을 소중히 다시 담아 안보이는
곳에 놓아두는 사람을 만나고 싶었다.
하루를 둘로 쪼개고 다시 반으로 쪼개고 그것을 여섯등분한 정도의 시간이면 된다. 많은 것을 바라지 않는다. 내게도 내 나름대로의 사정이 있다. 그럼에도 나는 이 만큼 상대에게 다가 앉기 위해 늘 노력한다. 그것을 알아달라. 라고 말할 수 있는 시간은 딱 그정도면 된다. 더도 덜도 아니다. 아니 그만큼의 시간을 일주일에 한 번쯤 사용해도 좋잖은가 싶다. 바특하게 나에게 나가와 내 사상에 자신의 그림자를 드리울 사람이 내게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