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의 여자

2008/02/04 08:49 Posted by 버트
모래의 여자(세계문학전집 55) 상세보기
아베 코보 지음 | 민음사 펴냄
<요미우리 문학상>, <프랑스 최우수 외국문학상> 수상작. 곤충 채집을 하러 떠났다가 여자 혼자 사는 모래 구덩이에 갇히게 된 남자. 흘러내리는 모래에 집이 파묻혀 버리지 않도록. 그는 매일매일 삽질을 해야 하는데...모래 구덩이에 갇힌 주인공이 끊임없이 겪게 되는 육체적, 정신적 변화를 꼼꼼하게 추적하여 그 속에서의 하루하루를 실감나게 묘사한, 서스펜스와 철학적 인식의 깊이가 환상적으로 어우러지는 소

실제로 선생들만큼 질투의 화신에게 메달리는 경우도 드믈다....... 학생들은 해마다 강물처럼 자기들을 타고 흘러가는데 , 선생들만 그 흐름의 밑 바닥 깊이 박혀 있는 돌맹이처럼 남아 있지 않은면 안 된다. 그들에게 희망이란 타인에게 얘기하는 것이기는 해도 스스로 꿈꾸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자기를 쓰레기 같은 존재라 여기고 고독한 자학 취미에 빠지든지 아니면 타인의 일탈을 고발하는, 의심 많은 도덕군자가 된다. 자유로운 행동을 동경하는 나머지 자유로운 행동을 증오하지 않을 수 없다.......

(78쪽 발췌)

아베 코보가 멋진 작가라면 위에서 인용한 촌철살인의 문장때문이 아닐까 싶다. 기발한 상상력으로 뒤틀리고 오그라든 지성인의 정의를, (자로 재면 한치 밖에 되지 않는) 그들만의 자긍심을 여지없이 짓밟아 뭉게버리는 자세가 특히 마음에 든다.

목구멍 속에 치밀어 오르는 이 땅의 모든 부조리가 20세기 초반에도 엄연하게 숨쉬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되는 것, 참 답답한 노릇이다. 한편 그것이 21세기에도 더욱 확고하게 명백을 보존하고 있다는 것, 구토 자체가 아니던가.

이 영화는 선생에 관한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거진 1세기 전에 작가가 선생에 대해 저렇듯 거침없이 명확하게 묘사해 놓았던 사실만으로 아베 코보라는 작가가 마음에 드는 것은 비단 나뿐만은 아닐 것이라 믿는다.

늘 생각하는 것이지만 일본엔 왜 이렇게 쓸만한 작가들이 많은것일까. 독자로서는 즐겁다만은 배 아픈 한국 사람들도 꽤 존재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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