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찰리 역을 맡은 벤 포스터가 단연 최고였다는!
악당 벤 웨이드(러셀 크로)를 3시 10분까지 유마행 열차에 태우는
계약을
체결한 개척시대의 가장 댄 에반스(크리스 베일). 그는 거의 악당 밴과
동행하면서
이른 바 스톡홀름 신드롬을 유발할 정도로 눈에 띄지 않는 우애를
과시하다가
장렬하게 산화한다. 자유를 꿈꾸며 개척민으로 일가창립한 댄에게 현실은 21세기와 다를
바
없었다. 자본의 착취는 급기야 그를 소작농으로 몰리게 만들었다. 현실을 돌파하기
위해
푼돈에 목숨을 걸정도로 말이다. 예나 지금이나 남자가장들의 겁대가리 없는 무모함은
별반
다를 바 없다. 본능에 의해 가족을 만들고 2세를 생산하고 그들과
그가
꾸릴 미래의 가족을 위해 살다가 장렬히 산화한다. 최근, 도시빈민의 애끓는
부정을
이야기한 영화 <
행복을 찾아서>를 보더라도 자식을 생산한 가장의 혈투는 역사가
그것을
증명한다.
리메이크를 했어도 달라진 것은 별로 없다. 현실은 냉혹하며 요절하는 가장의 가슴엔 한편으로 짐을 벗어 논 현실도피에 만족하는 미소가 서린다. 가장이 되어 가족을 통치할 권리를 행사할 수 있어
좋은 인간도 있겠다. 그러나 다른 많은 아빠들은 그런 시스템에 그저 휘말리는 게 지겹기만 하다. 자신의 용기없음이 후대에 이어지는 것이 두렵기에 침묵을 숙명으로 여길 뿐이다. 자신의 인생을 마비시키고 오로지 가족의 안위에 헌신하며 앞만 보고 살아가는 모든 아빠들에게 이 영화는 어쩐지 무덤과도 같은 것이란 생각이 든다.
순수한 악당 찰리를 기억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