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흘끗보니 <아주르와 아스마르>가 개봉한다는 반가운 소식이 떴다. 즐거운
일이다. 나는 이 영화를 틸사마와 제3회 제천국제영화제에서 보았다. 이
영화는 프랑스 애니메이션계의 거장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는 미셀 오슬로의 작품이다.
줄거리는 나처럼 두뇌가 굼뜬 인간들도 이해하기 쉬운 몹시 그럴듯한
모험이야기다. 우리는 아주르와 아스마르라는 청년들을 통해, 흑과 백의 갈등을 시작으로, 유럽과
사라센의 반목, 급기야는 기독교와 이슬람의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려고 애쓴다. 오래시절 그들을
키워준 공통의 엄마를 통해 들었던 설화에 자신의 용기를 실험하고 동시에 자신의
자아를 찾아내는 것은 물론 형제를 떠난 인간대 인간과의 인류애를 과시하기에 이른다.
영화는 색종이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칼라풀한 2D의 작품이지만, 요사이 유행하는 두뇌없고
무질서하기만 한 3D실사 애니메이션을 능가하고도 남는다.
이런 만화영화
한 편 보면서 감성이 얼마나 자라나고 동시에 단정지어지는지 알고있는가. 나는 똘이장군을
보면서 북한의 돼지수령을 무척이나 미워했고, (그가 돼지가 아니라 인간이라는 점에는 더욱
할 말을 잃었지만) 황금박쥐를 보면서 파란 해골 13호를 때려부술 수 있는
비책을 밤마다 혼자 연마했었다. 만약 내가 그 어릴적 이 영화를 보았더라면
어떤 생각을 가질 수 있었을까. 알 수 없다. 다만 분명한 사실은
만화영화가 한 아이의 인생을 슬기롭게 바꿀 수도 있고, 형편없이 망쳐버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만화 영화의 가치를 잘 구현하고 올바르게 제시할 때 비로소
아이들의 가치관이 아수라백작의 지구지배에 대한 걱정으로만 국한되지 않고 건전하고 올바르게 형성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이 영화 <아주르와 아스마르>가 갖는 매력은 상상을 초월한다고 하겠다. 아이들이 존재하는 집구석에선 이 영화가 종용하기 전에 바지런을 떨어 반드시 볼 것을 강요하다시피 권한다는 말로 영화 감상을 마무리할까 한다. 물론 액숀피규어를 구매해 제 책상주변을 꾸미는 21세기 신종 어르신들도 포함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