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거스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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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 워터스 지음 |
열린책들 펴냄
레즈비언 역사 미스터리 '레즈비언 역사 스릴러'로 인기를 얻고 있는 영국 작가 세라 워터스의 대표작. 소매치기들의 품에서 자라난 아이와 뒤바뀐 출생, 유산 상속을 노리는 사기꾼들의 모습을, 빅토리아 시대를 배경으로 흥미진진하게 그려내고 있다. 태어나자마자 고아가 되어 소매치기들 틈에서 자라난 수 트린더. '젠틀먼'이라는 이름으로만 알고 있는 인물에게 조종당하는 수는 부유한 상속녀인 모드에게 젠틀먼이 구혼
A different place,
a
different life.
뭐 이런 흔하디 흔한 태그라인 tagline 이 적절한
소설이다.
소공녀랄까. 체험 삶의 현장이랄까. 우리는 세라 워터스의 이 흥미진진한 소설을
읽으며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뒤바뀐 인생을 살아가는 두 아가씨를 지켜보게 된다.
뒤바뀐 삶이란 어떤 것일까. 어떤 의미를 줄까. 억울할까. 그것이
과연?
내가 만약 빌 게이츠의 자식으로 태어났지만 코소보분쟁으로 집이 쑥대밭이 된
알바니아계
노동자가정으로 입양되어진다면 어떨까. 억울하겠지. 모르면 모르게 살아도 나중에 그 사실을
알게
되면 그 분노를 어찌 다스릴수 있을까. 자칫 분노가 지나치면 극렬
민족주의자가
되어 소수의 세르비아계가 장악하려는 권력에 대해 무자비한 맞섬으로 자신을 증명하려
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삶이란 뭐 꼭 부모의 부나 재산으로만
재단할
필요는 없다. 그 심정이야 백분 이해하지만 딱히 억울할 것도 없다는
것에
결국은 동의하게 될 것이다. 인간의 탄생이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다는 점에서
볼
때 더더욱 그러하다. 간혹 신생아실에서 아이가 뒤바뀐채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
너무나
다른 인생을 살게 되는 영화를 접한다. 행복의 기준은 인간마다 다르다.
자본주의
세상에서는 그것이 지나치게 명예나 자산증식에만 치우쳐 있는 것이 문제다. 행복이
단순해지며
사람들이 목표로 하는 지점이 같다는 점이 지겹다. 다른 곳에서 다른
인생을
산다는 게 꼭 부잣집 도련님을 지칭하는 것일까. 생각해 볼 문제다.
다른 인생 다른 삶을 산 두 소녀가 자신을 둘러 싼 모든 이해관계를
정리해 나가는 과정이 마음에 든다. 삶이 자신을 비참하게 만든다면 그 삶을 그렇지 않게 바꿀 사람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 그도 너도 아닌 바로 나 자신 말이다. 작가가 19세기 영국에 투영된 두 청춘의 삶을 부각시켰을 때는 아마도 그러한 인간 본연의 의지를 찾아가는 과정을 지켜보고 싶었는지도 모를일이다.
핑거스미스.
빽빽한 글자로 가득한 700페이지가 넘는 두툼한 두께를 사랑하는
장편소설
팬들에겐 더할 나위없는 즐거움일듯.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