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잠으로 버스를 늦게 타서 1회를 날려버리고 3회는 재미가 없어
(너무나
지루해서 여간해선 극장에서 졸지 않는 내가 잘 정도면 뭐) 중간에
나와
버리니 새벽부터 설친 결과치곤 겨우 1편이라는 결과는 나 자신에게 미안한
결과였다.
그렇게 전주의 밤은 찾아왔다.
루미나리에.
갈곳없는 도시인에게 밤거리에 예쁜 전구빛은 작은 위안거리였을 것이다.
영화의 거리 입구 광장에선 시원한 분수가 힘찬
물살을
뿜어내고 있었다.
사실 분수보다
부러운
것은 랜덤커플이 다정한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다.
가루지기 스타일의 화끈한 분출. 이게 물이 아니라 석유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인간들도 꽤 존재할 터.
멀리서
보면
몹시 참 예쁜 불빛을 이루지만 막상 가까이서 보면 그저 평범한
전구들의
집합일 뿐이다. 대한민국도 그렇다 멀리서 보면 선진국을 목전에 둔 수출대국같아
보이겠지만
한 명 한 명은 1530만원의 빚을 지고 살아가고 있을 뿐이다.
그렇기에
따로 전구를 관찰하면 삼류 크리스마스 트리를 밝히는 전구와 별반 차이를
느끼지
못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가게
이름만
보면 버선발로 달려가서 물건을 구매해야 할 강박관념에 사로잡힌다. 판매자와 구매자가
모두
자신의 집으로 사라졌어도 마네킨들은 파자마로 갈아입을 시간조차 배당받지 못하고 일한다.
최소한
불이라도 꺼주었으면 싶은데 그것조차 허락하지 않는 세상이다.
주점에서 밑을 바라보고 있었나보다. 포커스가 술취한 버트마냥 갈피를
못잡는다.
느린 셔터 스피드의 한계라기보다 정다운 연인들을 질투하는 아저씨의 푸념같은 샷이라고
봐야
할지도 모를일.
어이어이, 축제는
아직
시작도 안했다고, 벌써부터 엑스트라들을 거리에서 전부 추방시키면 이방인인 나같은 사람들은
몹시
허전하단 말이야. 사람 몇 명 좀 이 썰렁한 거리에 풀어
놓아줘.
그래야 거리가 조금 덜 쓸쓸해진단 말이야.
이렇게 취한 인간의
샷은
별것 아닌 시선에도 꽤 많은 수다가 곁들여지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