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점심시간 전에 시간이 나면 스타벅 따위를 가지 않은 대신에
가까운
공원에 가서 블로깅을 한다. 점심식사 하기 전 1시간여정도의 시간을 잘게
부수어
다진다. 그래서 다지지마닷컴이 존재하고 있다. 또한 나는 참견장이나 자주시민은 아니다.
그런데도
가끔 이런 행동을 한다.
- 여보세요? 구청의 유기견 신고센터죠?
- 아, 네 잠깐만요. 다들 어디갔지? 담당자가 잠시만요. 아 연결해 드릴께요.
잠시만요. 어, 전화 받아.
띠로로로로롱 또또 또로롱.
- 전화 바꿨습니다.
- 어떤 회사제품입니까?
- 네?
- 전화를 바꾸셨담면서요.
어느 회사 제품을 쓰시다 어떤 제품으로 바꾸셨냐고 물었습니다.
물론
이런 식의 전화 통화는 곤란하다. 복지부동으로 인생을 편하게 조지고 있는
공무원들에겐
이른 바 상상력이라는 게 없기 때문이다. 농담은 상상력 결핍자들에겐 시비로
밖에
들리지 않기에.
- 여보세여?
여자군. 아깐
아자씨.
- 네, 유기견 신고 파트죠?
- 네.
- 개가
있어요. 그래서 전화 드립니다.
- 어디죠?
- 아파트 앞 작은 공원이에요.
벤치가 다섯개 있고 나무가 스무그루 남짓 있는 아주 작은 공원이에요, 아침엔
까치가 시끄럽게 울어대기도 하고 앞에 삼거리가 있어 자동차소리가 몹시 거슬리는 곳이에요.
- 아, 그러니까 정확한 위치가 아파트 앞이라는 거죠?
- 네. 그래요.
어서 오세요. 개가 누워서 자고 있어요.
- 확실합니까? 유기견이라는 게? 집에서
잠시 나와 놀고 있는 것이 아니고요?
확인해야 할
게다.
하지만 나는 노숙자와 회사원을 어렵지 않게 구별해 낼 수 있다.
아마도
이 여자 공무원에겐 무린가 보다.
- 확실할겝니다. 더워서 서
있기도 힘든 사이판도 아니고 그늘에 누워 멍청하게 자빠져 자고 있을 개가
흔하지 않아요. 어딘가가 아픈겝니다. 그렇지 않으면 먹을 것을 찾아 끊임없이 돌아다닐텐데
말이죠. 꼼짝않고 누워있어요. 걱정됩니다.
- 알겠습니다. 성함과 연락처를 부탁드립니다.
- 미안하지만
저는 개와 대화를 할 수가 없어요. 이름표가 없으니 이름을 물어볼 수도
없거니와 연락처 또한 없을 게 분명해요. 집 없는 개잖아요.
- 아니,
선생님, 지금 전화주신분 말씀입니다.
- 아, 그렇군요. 하지만 제 전화번호는 왜 필요한걸까요?
- 정확한 장소를 모르니 구조팀, 보통 우리와
계약한 동물병원입니다만 - 이 도착하면 헤멜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 가만 기다려
보세요. 입구에 공원 이름이 있네요. 불러 드릴께요.
- 아, 알았습니다.
-
빨리 오셔야 해요.
- 네.

백구는 휴식중
한 시간이 지났지만
레스큐팀은
코빼기조차 볼 수 없다. 나는 마냥 공원에서 죽을 때릴 순
없다.
쌍팔년도만해도 간첩으로 신고당했을꺼다. 괴롭다. 왜 구조팀은 소식이 없는 것일까. 그들이
개를
안전가옥으로 옮기는 장면을 직접 보고 자리를 뜨고 싶다. 나는 보통
12시
30분에 밥을 먹는다. 2분도 채 남지 않았다. 식사를 하고 다시
이
자리에 와 볼 것이다. 그 때가 되기전에 백구가 유기견 보호센터로
이동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한 마디만 더 하자면, 개를 갖다
버리는
인간은 도대체 어떤 인간들인가 싶다. 그들은 자기 자식이 키우기 싫을
때가
오면 서슴치 않고 갖다 버리곤 하는가? 해마다 유기되는 애완견은 그
수를
헤아리기가 겁나게 많다. 더군다나 새로운 주인을 찾지 못하는 개들의 대부분은
안락사
된다고 한다. 그 안락사를 하기 위해 드는 비용은 개를 싫어하거나
이러한
책임감 때문에 차마 기르지 못하는 양심적인 사람들의 호주머니속에서 나온다. 전체
시민의
세금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는 것또한 마뜩찮은 일이다.
어쨌거나
마음이
무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