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본색을 다시보다
- Posted at 2008/08/21 10:43
- Filed under 영화
- Posted by 버트
내가 이 영화를 처음 볼 때가 아마도 고딩이었을 터. 최루탄 냄새가 속속들이 베어있는 시내골목 사이사이를 누벼 마침내 도착한 극장에서 이 영화를 보며 몹시 감동했었다. 그 감동은 20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하다. 왜일까. 강호의 의리가 땅에 떨어지고 홍콩은 중국에게 무사히 반환되었으며, 그것을 걱정했던 우위썬 (오우삼) 도 떵떵 거리며 잘 살고 있는 이 시점에 말이다.
아이러니하게 그때 암울했던 시대와 자금, 그 시대상도 몹시 비슷하다. 당시 군인들이 한국을 주무르며 민중을 억압하던 시기가 아니던가. 지금도 마찬가지다. 군인이 아닐뿐 그 시대의 무식한 군인대통령처럼 힘으로 밀어부치고 안되면 조금 쉬었다 다시 힘으로 밀어부치는 것이 어쩜 그렇게 흡사하던지. 그 시절 아래 위로 촌스런 스노우진을 맞춰 입고 골목을 누비며 무고한 시민을 족치던 백골단이 다시 부활한다는 소식을 들으며 나는 좋지 않은 역사도 언제든 다시 부활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닳는다.
마크 (주윤발) 가 아꼈던 부하의 하극상이 주는 기묘한 상황. 출소해 착하게 살고자 하는 송자호가 간신히 정착하고 찾아간 마크. 그와의 재회. 밥을 씹고 있던 마크의 눈물 가득한 눈. 희망. 범죄의 굴레. 보트를 돌려 친구에게 돌아가는 비장한 모습 마크. 송자호의 동생에게 형제애를 설명하려다 절명하는 마크.
영화가 끝나고 기립박수를 치지 못했던 단 하나의 이유는 영웅 마크가 죽어버렸기 때문일게다. 하지만 걱정마라. 그는 2편에서 쌍둥이 형제인 켄으로 다시 돌아오니까!
(그러나 저러나 한국형 느와르의 출발점이었던 장현수 감독이 영웅본색의 판권을 산 영화사에서 고용되어 한국판 영웅본색을 만든다고 했던 것 같은데, 그 후 소식이 없네? 엎어졌나?)
(허리우드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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