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남자 분명 착하고 매력있지만, 결혼 상대론 냉정하지만 꽝이다! 아쉽지만 그게 세상이다.

상쾌한 영화다. 이런 영화를 보고 나면 하루가 즐겁다. 뭐랄까. 주위가 환기가 된달까. 남루한 서울거리도 정감있어 보이고, 지나가는 무표정한 사람들에게도 웬지 모를 정이 느껴진다. 김밥이 일상이라면 가온데만 잘라내고나면 신선하리라. 오히여 칼이 지나가지 않은 양 끝보다 깔끔하다. 이윤기의 영화는 마치 잘드는 칼이 지나간 중간 부분의 깔끔한 김밥 같다. 김밥 중앙은 박힌 내용이 잘 보여 더 먹음직스럽다. 사람이 아침에 일어나 눈꼽을 때고 시작, 잠자리에 들어가 빤스자국 난 곳을 긁으며 끝나는 모습만 제거하거 난 후의 일상 같다. 정갈하고 깔쌈하다. 개운한 우동 국물 한 그릇만 사이드에 턱 하니 따라나오면 더욱 완벽하겠지만, 세상살이라는 게 늘 그렇듯이 우동 국물 빠진 밥상에 옆구리가 술술 터져나간 김밥이 올라오는 게 문제다.

350만원이 생각났다기 보다 350만원을 꿔간 왕년의 남친, 그 녀석의 낯짝이 궁금했으리라. 불행한 자신보다 불행하지 않았던 시절 자신이 차 버렸던 남자는 잘 살고 있을까? 여자는 궁지에 몰린듯하나 아직은 건재하다. 그것은 남자를 만나고 나서 느낀 감정이지만 어쨌든 그녀는 꾸어준 돈 이외에 몹시 값진 어떤 것을 이자로 받아 간다. 그것은 애초에 매마른 여자가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그 무엇이었다.

사랑은 늘 작은 곳에서 생기있다. 금붕어처럼 좁은 어항에서도 삶의 활기는 넘친다. 여자가 남자를 만나 자기연민에서 빠져나오는 방법은 다소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그것으로 일단 안심을 얻었다. 그녀는 혼자가 아니다. 실패했지만 자신이 실패했다고 믿지 않는 밝은 미래의 과거의 남자가 그녀가 쓸쓸한 인간이 아님을 알려주었다. 그런면에서 그녀의 하루는 더할나위없이 멋진 하루였으며 동시에 다시는 오지 않을지도 모를 젊은 날의 한 때였던 것.

곧 봄이다. 여자의 마음에도 봄은 그렇게 와 있었다.

(중앙시네마 feat. 틸사마)







뱀다리

1. 즐거운 바보 - 하정우.

자고로 연기잘하는 배우를 어느 누가 미워할 수 있을까. 일 잘하는 직원이 이쁨 받듯이 연기 잘하는 배우가 박수를 받는 세상이다. 그 세상 한 가온데 하정우가 있다. 전도연이 밀양후 심사숙고해서 고른 것은 사실 이윤기라는 작은 영화 잘 만드는 감독이 아니라 연기 잘하는 유쾌한 젊은 친구 하정우였는지 모른다.

2. 결국 사 버린 - 다이라 아즈꼬

문득 <멋진 하루>를 읽고 싶어졌다. 그래서 샀다. (그녀의 최근작 <먹는 곳, 자는 곳>까지 질렀다. 이번 달만 벌써 스무권째 지르고 있다. 이런 제길) 이윤기 감독의 전작인 <애드리브 나이트>를 원작으로 한 <아주 특별한 손님>은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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