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 그 여름의 끝

포토 2008/09/30 13:41 Posted by 버트


그 치열했던 여름. 나는 사무실을 박차고 나왔다. 접는 의자와 책 한 권을 가지고. 도로로 향했던 것이다. 사무실은 답답해. 짤려도 좋아. 나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밖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가로수가 울창했고, 나무마다 수십, 수백마리의 매미가 달라 붙어서 여름이 가는 것을 소리 높혀 합창하고 있었다. 나는 의자를 펴고 앉아서 눈을 감았다. 그렇게 한동안 매미소리를 들었다. 문득 하루키의 책이 생각났다. 태엽감는 새의 연대기. 이곳에선 따따따따따아아아아. 소리를 내며 매미가 태엽을 힘차게 감고 있었다. 눈을 뜨면 감았던 시간만큼 앞으로 나아가 있을지도 모를정도였다. 참으로 우렁찬 소리였다. 나는 꿈에서 깨어나듯 천천히 눈을 뜨고 가져 온 책을 읽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아스팔트 바닥에 무엇인가 툭하고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무엇일까. 그것은 매미였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태엽을 감던 매미는 재 수명이 다해감에 따라 점점 힘이 떨어져가고 있었다. 나는 잠시 아스팔트 위를 기어가는 매미를 관찰했다. 그리고 녀석의 보금자리임에 틀림 없는 나무로 보내줬다. 마지막 남은 힘을 쥐어 짜내 나무 위로 매미는 힘겹게 올랐다. 녀석이 오르는 중간중간에 죽어서 화석이 되어버린 매미의 전해들이 간간히 눈에 띄였다. 매미들의 보금자리는 또한 매미들의 무덤이기도 했다.

나는 녀석이 올라간 나무 아래 다시 앉아 책을 집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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