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라가는 KTX안.식판을 꺼냐 놓고 어제 호텔에 들어가기전 편의점을 습격했던 성과물을 앞에 두고 한 장. 이번 여행의 유일한 알콜 히테비어는 KTX에서 구루마를 끄는 여승무원에게 주문한 것. 그나저나 농성중인 여승무원들, 곧 타결의
기미가 보인다는 뉴스를 접한것 같은데 어찌 될런지.
아 눈이 아파.
나는
서둘러 틸에게 말했다. 빨리 안경 써. 틸은 퍼블릭한 장소에서는 절대
안경을
쓰지 않는 사람이다. 일종의 자기관리다. 나는 그런 점을 멋있다고 생각하지만
강요하지는
않는다. 안경을 쓰지 않는 것은 틸의 노력이다. 아마도 눈이 너무
나빠서
꺼벙이 안경을 쓰게 되는 게 싫은 것이리라. 적금부어 라식, 라섹따위를
시켜주고
싶은데 안과의사들은 죄다 안경잡이라는 것이 몹시 수상하다. 그들의 변명은 미세한
수술시에는
라식으로 개명한 상태로 불가하기에 그런 것이지 사실상 살아가는데 무방하다고 강조한다고
들었다.
틸사마는 그것은 아직 완벽한 Follow up이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적어도
반세기
이상은 지나야 수술의 성패를 가늠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의사집단은 세기가
지난
후 그 결과를 바탕으로 자신들의 눈을 수술대 위에 올릴 것이
분명하리라.
그렇다. 이 얼마나 현명한 여자인가.
안경 쓴 꺼벙녀 틸사마주제에 책은 꼬박꼬박 읽는다. 비치된 잡지가 뭐가
그리
재미난지 옆에서 아무리 방해공작을 해도 까딱 않고 열씸히 읽어나간다. (나는
사랑하는
사람을 옆에두고 도자히 책을 읽을 수 없다. 잠을 자기도 싫다.
계속해서
지껄여야 한다. 왜냐하면, 잠시 후 서울에 도착하는즉시 우리는 각자의 집으로
이별을
고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이른
바 KTX 특실 내부다. 우등고속버스처럼 왼편에 두 좌석, 오른편에 1인석이다.
좌석이
상당히 넓다. 나같은 로옹다리의 승객들도 안심하고 다리를 세번 꺽어올려 앉아
갈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된다. 역시 오까네의 힘은 무서운 것! (거의
서울
도착할 때 알았는데 특실칸 중간에 생수가 자판기로 서비스되고, 수면안대, 신문,
리시버
따위가 제공되고 있었다. 비행기과 다른 점은 승무원들에게 부탁하는 시스템이라기보다 지가
직접
가져다 해결해야 한다. 제길. 그럴려고 7만원도 넘는 돈을 우려먹는게냐!
여승무원의 구루마가 예전 홍익회 직원이 끄는
구루마와
다른점은 적극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아마도 여승무원은 월급제라 그럴것이다. 홍익회직원들은 많이
팔아야
수익이 창출되는 것이기에 적극적으로 팔아치워야 했으니 입을 자주 놀려야 했을
거다.
하지만 농성하지 않는 지금의 여승무원들은 음식이 담긴 구루마를 끄는 순간을
몹시
창피하다는 느낌을 갖고 있는 듯하게 비춰질정도로 소극적이었다. 그 점이 나를
곤혹스럽게
했다. 그들의 임무는 과연 무엇인가. 어쨌거나 잡지를 보는 척(?) 하던
틸사마는
7시가 되자 구루마를 멈추고 도시락을 사먹자고 제안한다. 나는 구루마를 세우고
7000원을
지불했다.
뚜껑을 여니 반찬이
나름
푸짐하다. 전체적으로 조금 짠편이었지만 인스턴트 라면을 국물까지 다 다 마셔야
직성이
풀리는 짠돌씨들에게는 오히려 싱거울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이게 KTX표 도시락이다. 일단
가니쉬는
낙제다. 가격에 비해서 그러하다는 이야기다. 케이터링업체를 비난하기도 귀찮다. 먹고 죽자!
난 자취형 인간이라 흰쌀밥을 극도로
싫어한다.
잡곡이 좋다. 십대때 나는 왜 그리도 콩밥을 싫어 했는지. 참.
흰
쌀밥을 보면 눈물이 난다. 내 자신이 어쩐지 초라해 보인다. 왜
그런지는
나도 잘 모른다.
미리
남포동에서
사서 준비해 두었던 충무김밥을 개봉했다. 무김치와 어묵, 오징어 따위가 벌겋게
무쳐져
있다. 오래된 집에서 만들었으니 표준적인 맛이겠거니 하고 먹을밖에.
꼬마김말이밥과 반찬을 같이 먹으면 충무김밥이 되는 시스템인가보다.
KTX도시락과
요녀석을 홈합해 가볍게 저녁을 해치워주셨다. 우리의 배는 거지가 자리잡고 앉아
있는지
놀러만가면 하루 네끼도 우스울 따름이다. 영화제도 식후람이라는 말은 괜한 말이
아닌게
분명하다.
이제 두 시간 후면 우리는 서울역에 도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