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배추롤 만드는 틸

포토 2008/10/16 17:21 Posted by 버트

틸틸틸 - 내가 노원에서 자취할 때니까 적어도 1년전일듯.


내가 사준 니트와 남방을 입고 역시 내가 준비한 양배추롤을 만들고 있던 이 때의 틸사마 머리가 역대 헤어스타일 중 솔직히 가장 마음에 든다.

- 그 옷 기억나?
- 먼 옷?
- 옷들이 많아 장농이 주저앉을 정도니 알리가 있나.
- 야 그 애 알아, 하면 이름 딱 떠오르니, 아무런 설명없이. 기막혀.
- 그런가? 그 왜 있잖아 군청색 브이넥 니트에 스트라이프 남방이 혼연일체가 우와기うわ-ぎ말야. 내가 고속터미날 상가에서 발품팔아 사준건데.
- 아. 옷. 그 옷이 왜?
- 그 옷 입고 새우양배추롤을 만들었잖아.
- 그랬나?
- 그랬지. 그 때 그 윗도리를 입고 양배추롤을 쌀 당신의 헤어스타일이 가장 멋졌어.
- 어떤 머리였더라.
- 어깨까지 내려왔지, 길이는. 그리고 파머머리.
- 아!
- 생각나?
- 응. 당신 말도 또렸하게 기억나 그 머리 했을 때.
- 그래? 뭐랬는데?
- 파머머리는 지나가는 개에게나 던져주라고 했었더랬지.
- 에에에에에에, 거짓말!
- 정말!
- 그럴리가.
- 난 여지껏 당신이 파머머리를 싫어하는 줄 알고 있었거든. 그 이후로.

애인의 머리가 해가 갈수록 짧아지니 파머머리도 감지덕지였는지, 아님 유독 그 때 그 미장원의 그 스타일리스트가 다진 그 머리가 마음에 안들었는지, 나로서도 확답을 내 놓기는 쉽지 않다.

- 이제는 힘들겠지?
- 긴 머리?
- 응? 암튼 그런 머리.
- 아마도.

그런 것이다. 딱히 긴 생머리를 좋아하진 않았다. 두상에 맞는 헤어스타일이면 전성기때 시니이드 오코너 Sinead O'Connor 처럼 스킨헤드라도 좋은 법이다. 다만, 그저 지나간 그 세월이 아쉬울 뿐이다. 지나간 세월 속에 박제되어 있는 애인을 만나는 일은 그러므로 매번 새가슴의 나를 깜짝깜짝 놀라게 만든다.

그러면서도 나는 그녀를 찍는 일을 멈추지 않을 것이지만.






블로그 이미지
Blog Image
다지지마닷컴

내가 알고 싶은 세상의 모든 것, 다지지마닷컴

by 버트
프로필 버튼
프로필 상세보기
블로그롤 정보

카테고리

  • 160090
  • 873738
Tatter & Media textcube get rss

다지지마닷컴

버트's Blog is powered by Tattertools / Supported by Tatter & Media
Copyright by 버트 [ http://www.ringblog.com ]. All rights reserved.

Tattertools Tatter & Media DesignMyself!
버트's Blog is powered by Textcube. Designed by Qwer999. Supported by Tatter &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