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은 나에게 있어서 웰빙시대였나보다. 맥주 한 잔 먹기 위해 준비한 채소가 요사이 내가 입어 넣는 것들에 비하면 어쩐지 품위가 다 느껴질 정도로 풍성하고 다양했다. 그린 비타민도 보이네, 무순이도 보이고. 방울토마토 , 치커리, 레몬 반 쪽에 엔다이브와 라디키오도 보인다!
훌륭하다 못해 퍼펙트 한 듯! 흑흑. 먹고싶어지네. 칙쇼!
위에서도 한 컷.
코렐의
타원접시에 담긴 채소를 풀 버젼으로 보니 적피망과 청피망 그리고 껍질
벗겨
사선을 썰어 놓은 셀러리도 보인다. 그런데, 작은 과도는 왜 준비했냐고?
글쎄다.
왜일까나. 우리 집 식도는 만원도 안되는 싸구리 칼이지만 저 간이
샤또
겸용 과도는 그래도 명색이 드라이작이라는 점을 알려둔다. (뭐 주방에 관심이
있는
작자들은 아하! 그래? 하시겠지만 그 외의 입만 살아 있는 인간들에게는
뭥미?
하는 반응이 나올테지만)
아, 한 가지 특이한 점을 발견했나?
그렇다.
버트는 드레싱을 잘 안 뿌려먹는다. 입이 고급스러워 웰빙을 선호하기 때문이
아니다.
드레싱을 뿌려 버리고 나면 가령, 라디키오를 씹어도 대체 내가 지금
엔다이브를
씹는 것인지 분간하기가 여간 어려운게 아니다. 미각의 달인이 아닌이상 나로선
생으로
씹어야 비로소 내가 지금 되새김을 하고 있는 채소가 무엇인지 인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맥주잔으로 사용하기도
하는
내 언더락스 컬렉션 중 한 놈. 이 녀석은 제법 하중이
나간다.
때문에 맥주를 가득부어도 무게감은 그닥 변화가 없을 정도다. 사진 찍느라
맥주
거품이 다 사라지고 있다는 게 안습!
자. 이제
곧
겨울이다. 춥디 추운 겨울 온돌방에 이불 둘러메고 앉아 싱싱한 하우스
채소를
손이 시려 파랗게 질릴 시원한 냉수돗물에 씻어낸 후 차디찬 맥주
한
컵과 함께 씹어주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적어도 가족없이
혼자
덩그마니 혼자 살아가는 싱글남에게는 긴 겨울밤은 무엇인가 씹어가며 보내야 무사할
수가
있는 법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