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스테드라고 버커루따위의 옷 만든드는 회사에서 런칭한 커피숍이 있대. 그래?
응.
이른바 커피 좋아하는 여성을 애인으로 둔 죄로 자주 데이트하는 지역에서
그럴싸한
커피점을 찾는 것이 나의 주말일과쯤 되어 버린지도 벌써 수년째가 지났다.
이제는
이력도 났을법도 하지만 웬걸 소위 "괜찮은"이란 단어로 카페를 수식하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할 수없는 커피걸들의 선택들은 이처럼 프랜차이즈로 몰리기 마련.
거대자본은
이처럼 땅값 비싼곳에서 커다란 점포를 운영할 수 있는 능력이 되므로
주머니
가벼운 커플들의 선택의 폭은 좁아지기 마련.
 나름 이쁘게 꾸미려고 최선 |  블랙보드엔 별 내용이 없다 |
아직 안 알려져서인지 아니면 이곳 커피가 유난히
맛이
없어서인지 우리가 방문했을 때는 손님이 한 테이블도 없었다. 개인이 이곳에
가게를
잡고 장사를 시작했으면 똥출타는 순간이겠지만 홈스테드는 거대자본이기에 한결 여유가 있어보였다.
적어도
가게는 적자와 관계없이 운영되는 듯 했다. 홍보를 위함일수도 있겠고. 아니면
내가
커피를 마시는 무렵엔 일제히 이 집 단골들이 바빴을수도 있겠다.
 카운터 오른편쪽 구석 공간 |  내가 자주 등장함은 찍사가 누구라는 말? |
그렇다. 오늘의 찍사는 네브카네자르 스튜디오 말단 찍사 틸사마가 담당. 샌드위치 사진만 내가 몇 컷 찍어보고 나머진 거의 틸사마가 찍고 계신다. 나는 이상하게도 아줌마들이 커다란 DSLR을 들고 사물을 찍어내는 모습에 전율을 느낀다. 아마도 못생긴 얼굴에 촐영조끼나 카고바지 따위에 운동화를 구겨신은 더벅머리 아저씨들에 대한 비쥬얼에서 오랜시간 괴로움을 당했기 때문일수도 있다. 음악도 솔로보다 그룹, 보컬이나 기타리스트도 남자보다 여자를 선호하는 이성애적(?) 감성 때문인지는 몰라도 내게 있어서 찍사는 여성, 특히 이쁘게 차려 입은 아주머니들의 자태가 더없이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것이다.
특히나 젊은 여성들
-
이른 바 혼전여성 - 이 찍어대는 별볼일 없는 사물의 클로즈업이나
일상의
천박한 반복성따위로 비싼 수입 필름을 낭비하는 것에 넌덜머리를 냈던 나로서는
아주머니들의
음식사진이 아주머니들이 바라 본 세상의 모습이 훨씬 가슴에 와 닿는다.
틸사마는
필시 지금 사진을 만지는 수준이라 시야가 좁을 뿐이다. 좀 더
여유를
갖고 야외로 나가면 그녀가 바라보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것이다.
나는
그 시점에 다다를때까지 기꺼이 내 단골 디카를 꺼낼 준비가 되어
있다.
 실내에서 찍는 사진으 오류중 하나는 |  잡지에서 본 사진을 따라한다는 점일게다 |
물론 잡지 사진은
멋있다.
프로를 동원해 좋은 장비로 최대한 이쁘게 사진을 찍어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곳엔
감성이 아닌 자본이 숨어 있다. 밥벌이가 있다. 찍사의 둘째 딸
아이의
유치원비가 묻혀있다. 그런 사진들을 우리는 프로의 작품이라고 부르고 흉내내게 되는
법이다.
하지만 취미로 사진을 이따금씩 찍는 아주머니들에게는 그들 나름의 때묻지 않은
감성이
있다고 믿는다. 그런 사진은 또 나같은 한량들에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영감을 주게 되는 것이리라. 적어도 나는 그렇게 믿는다.
오늘 꺼낸 아마츄어 아주머니 사진사들에 대한 이야기.
그것은
언젠가 내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의 6%도 안되겠지만 그래도 시원하다. 말을
하고
나니 식욕이 몹시 동한다. 카운터에서 우리에게 나누어준 수신기에 진동이 울린다.
카운터로
가서 진동수신기와 샌드위치와 커피를 교환했다. 3등분을 한 치즈 샌드위에에 (정확한
명칭이
가물가물하다!) 수제일지도 모르겠다. 고 느낄수 있을 법한 간지가 줄줄 흐르는
피클이
준비되었다.
빵이 호밀이 아니었나
싶다.
일단 빵이 제일 맛있었다. 치즈는 뭐 요정도 녹아 흐르고 있으면
비쥬얼로
먹어주고 들어간다.
이런 커피점에 이런 공간이 개인이나 또는
협동조합에서
운영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개인 또는 협동조합의 커피를 틸사마와
같은
커피걸들이 애용해주면 이익은 직원과 생산자 그리고 궁극적으로 소비자에게 환원된다. 나는
그
점이 말할수 없이 근사하다고 생각한다. 이른바 영세든 비영세든 20대 창업자들의
선택을
지지해주고 그들의 생산물을 소비해줄 20대 소비자들, 그리고 그들을 사회에 진출시킨
40-50대
기존세대들은 의식적으로 좀 더 분발해야 한다.. 1시간 최저임금이 라테 한
잔
값도 안되는 이 나라에서 어깨 펴고 제대로 된 커피 한
잔
정승처럼 즐기며 마시려고 해도 당췌 저임금 노동자들의 등골 휘는 게
무서워
즐겁지가 않으니 하는 말이다.
오늘따라 쓸데없는 수다가 참 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