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 킹, 원래 한남사거리에 위치한 바나나그릴을 가려고 했었다. 아니 실재로 갔었다. 이 날 우리는 모처럼 문화산책을 했던 것이라 배가 몹시 고팠다. 리움 투어는 예상보다 많은 칼로리가 소모되는 강행군이었기에 이태원에서 그녀를 구슬려 한남사거리로 내려오는 것도 사실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 바나나그릴은 일요일에 일을 하지 않는다. 왓어그레잇그릴! 소비자적 관적에선 빵점이지만 인간적으로는 그들이 옳다! 나는 실망했지만 내색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우리의 틸짜이쯔씨를 이끌고 다시 순천향병원길로 접어들었다. 그리고 이 길을 내려오다가 봐 두었던 한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이름하야, 오렌지 킹. 짜잔.






틸짜이쯔님의 전성기는 가고. 이제 그녀를 처음보고 행여 시력 좋은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품지 않아도 되겠다. 바햐흐로 렌즈의 시대는 갔다. 기뻐하라. 안경잽이들이여 이제 무리에 기꺼이 틸짜이쯔가 합류한다!






늦은 점심. 시작은 밀러타임! 나는 사실 밀러와 친한 인간이 아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거품이 많이만 난다면 어떤 맥주도 맛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계절 샐러드 작은 사이즈였나 그럴것이다. 가격이 착했던 것 같다. 신선한 채소도 즐겁지만 뿌려진 이탈린언 트레싱도 나쁘지 않았다!





이곳을 자세히 소개한 스포츠 신문의 기사에서는 테리야키류의 음식들을 최고로 치고 있지만 틸짜이쯔씨나 나나 테리야키는 질색이다. 그 놈의 달짝 찌근한 간장 조림 맛은 일본인들이나 단 거 조낸 좋아하는 덜떨어진 미국인들에게나 환영받을 것. 나는 싫다. 우리는 담백한 버거류가 좋다. 패티를 씹으면 절로 'Hmmmm, sweet and juicy." 라고 뱉어 낼 수 있는 이를테면 메트릭스에서의 사이퍼같은 대사가 절로 나오는 그런 버거 말이다.





칼로리를 생각하면서 많이(?) 먹느라 햇갈리는 우리의 틸짜이쯔여사는 기본 버거를 시키셨다. 나는 자주 오는 버거집이 아니기에 기본 메뉴는 용서할 없었다. 그래서!





이 녀석을 주문! 사이드로 딸려오는 콘샐러드는 똑같았지만 버거의 포스가 다르다. 뭔가 좀 젊었을 놀았던 인상이다. 유산지에 둘러 쌓여 있는 모습에서 풍부한 인생관이 느껴진다.





았싸! 틸 우리 이 집 오길 잘 했다! 더블치즈버거 왕 합격! 버거 좋아하는 지나한테 전화할까? 하하하하! 집 꼭 들리삼! 순천향 병원 밑일세! 라고! 하하하하.





저 치지 cheesy한 자태를 보라. 패티도 구워진데다가 체다치즈가 잘 녹아져 있다. (비록 체다는 싸구려지만 뭐 어떤가 여기가 버거 하나에 10달러 - 부가세 별도 - 를 넘어서는 고급 레스토랑도 아니잖은가! 지금 내가 어디에 앉아 햄버거를 입에 넣고 있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오늘 우리들을 기쁘게 마지막. 시즌 피날레~ 빰빠라 빰~ 칠리웨지포테이토! 짜짜라비야~ 으하하하하.





칠리에 감자에 치즈에 오븐에 구웠을 뿐인데 그 맛이 절묘. 도대체 버거하우스에서 이정도만 잡숴줄 수 있다면 그게 내가 이 집에 앉아 있는 정확한 이유가 아니고 무엇이겠냐 이 말이지.





푸짐하게 한 상 차려 서로에게 단 한 마디도 건네지 않고 음식을 초토화 시키는 게 바로 우리들의 주말 데이트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사는 게 그렇잖냐. 본능에 충실할 것. 특히 먹을 것 앞에선 잔소리 금지! 히히힛.





내가 요리를 할 줄 모르는 인간이라면 이 집에 참 자주 왔을 거란 생각이 든다. 이 집이 자랑하는 연어요리나 테리야키를 먹어보지도 않았지만 내공이 싸구려가 아님을 알 수 있었기에 더더욱 그러하다. 좋은 가게다. 사실 남들과 쉐어하기 싫은 뭐 그런.

언제든 또 가고 싶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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