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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아 - 
파스칼 메르시어 지음, 두행숙 옮김/상상공방(동양문고) |
천재가 자기 파괴적이라고 생각지도 않고, 동의할 수도 없다. 재능이 없는 나로선 그들을 단 한 번이라도 만나본 적이 없기에 쉽게 단언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어떤 인간은 1명의 천재 수 많은 사람을 먹여 살린다고 주장한다. 그런 말 장난을 듣고있자면 일반인들이 천재를 얼마나 동경하는지 담박에 알 수 있다. 천재는 범인이 사는 마을에서
그 가치를 인정 받는다. 천재는 천재들이 사는 마을에서는 그저 범인일 뿐이다. 그렇기에 평범함을 획득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천재들이 대부분이다. 왜냐하면, 내가 줏어듣기론 그들의 삶은 너무나 외롭기 때문이다.
아버지도 한 때는 잘 나가는 물리학자였다. 그는
체스를
잘 둔다. 집이 유복한 편이었다. 네덜란드 후예의 성을 가졌다. 그리고
결혼을
했고 책임질 수 없다고 정의한 자식을 얻었다. 그녀가 바로 이
책의
천재 레아 Lea다. 미국의 키보디스틱 팝밴드인 토토 Toto의 히트곡으로 특히
한국에
소개되어 현지보다 많은 인기를 얻는 노래제목 말이다. 하지만 레아는 천재적이고
귀족적이라
범인들이 즐기는 팝송따위엔 관심을 갖지 못하는 존재였다. 어릴 때 그의
아빠
반 블리에트와 만나게 된 길거리 음악 그것은 바이올린적 바흐였다. 단숨에
바흐는
어릴 소녀를 매혹시켰다. (내가 그 소녀의 나이때 남진의 노래를 불러
가족의
열광적인 박수를 받았던 것에 비교 하면 확실히 천재소녀와 둔재소년의 차이는
새삼스럽기까지
하다)
자신의 삶에 충실한 개인주의자였던 반 블리에트, 배우 톰
커트니의
눈 빛을 닮은 이 중년의 몰락한 물리학자에 동병상련의 감정을 바탕으로
인간적인
연민을 느끼는 작중화자가 그를 바라보는 안타까운 시선들. 그 시선들이 모아져
한
권의 책이 완성되었다. 녹슬어 버린 손을 가진 은퇴한 외과의가 자신의
삶을
돌아보기 위한 수단으로 동년배이자 한 때 촉망받는 물리학자였던 한 인간의
잔인한
가족사를 이야기하고 있다. 3인칭 작가 관찰자 시점과 1인칭 관찰자 시점을
오고가며
레아를 중심으로한 반 블리에트가의 흥망성쇠를 잔잔히 그리고 있다.
안타깝게도
녹슨
손을 가진 - 이제 어느 누구 하나 수술할 수 없는
무력한
- 외과의가 마지막으로 타인의 마음을 수술하고 봉합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이
흥미롭다.
외과수술은 많은 스텝과 장비 도구, 첨단 의료의 메커니즘의 효율적인 사용에서
성공여부가
판가름된다. 하지만, 마음의 상처는 대체 어떻게 치료해야 하는 걸까. 남의
이야기를
묵묵히 그리고 찬찬히 들어주는 거은 얼마나 효과적인가. 또한 그것은 실재
아픔을
소유한 인간의 증세에 어느 정도 개선을 가저다 줄 수 있을까.
요컨대,
작가 - 어찌보면 독자 - 가 느끼는 연민은 결국 자신에
대한
연민과 일맥한다. 더불어, 내가 삶의 끈을 놓지 않는 것처럼 내게
모든
것을 털어 놓은 타인도 그와 같은 길을 걷기를 바란다. 하지만
비극은
헐리우드적 상상력을 뛰어 넘게 마련이다. 반 블리에트의 가족사 그 흥미
진진한
- 타인의 시점에서 - 이야기는 대기속으로 증발해 버렸다.
도대체,
우리는
우리 자신이 느끼는 외로움에 대해서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는 것일까.
지금
바로 오늘 밤 이 책을 다 읽었다면 분명 자신의 딸
-
혹은, 사랑하는 그 누구 - 에게 전화를 걸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최근 연말연시의 어수선함을 핑계로 거의 한 달가령 질질 끌면서 읽었던
책. 하지만 맥이 끊기긴커녕 오히려 반 블리에트의 망령이 한 달 내내
내 주변을 맴 돌았던 시기로 2008년은 기억될 것이다. 일본 작가들이 쓴
지겹도록 말랑말랑한 소설에 짜증이 난 피플들에게 단비와도 같은 순수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