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전야

일쌍 2006/07/13 11:11 Posted by 버트

11일.
생일 전.
나는 그녀와 가볍게 식사를 할 생각을 한다.
때 전화가 온다.


-    오오, 퇴근 중?
-    응.
-    어쩐 일로? 아, 그러고 보니 생일 축하전화야 이거?
-    에? 아. 네 생일이냐?
-    그래.
-    아, 그래. 축하한다.
-    좋아. 나와.
-    어딜?
-    오늘 그녀와 간단히 식사를 할 생각이었는데 마침 잘 되었어.
-    내가 당신들 데이트에 왜 껴?
-    생일 축하 전화라며?
-    아. 뭐.
-    나와, 끝나면 전화해.



그렇게 해서 우리는 40년 전통의 고깃집 대도 식당 본점을 간다.


-    몇 일 전부터 깍두기 볶음밥이 너무 땅겨서.
-    깍두기 볶음밥?
-    응. 맛있겠지?



소주를 곁들여 셋이 즐겁게 먹었다.
고기 값은 1인분에 30,000원이었던 것 같다.
즉, 세 명이 오면 십 만원이 조금 더 드는 셈이다.
약간 비싸지만, 비싼 만큼 많이 나쁘지 않다.
더구나, 생일인데, 이 정도의 호강은 나쁘지 않은 법이다.
히힛.


맛있게 입을 오물거리는 그녀와 녀석을 보면서,
한편으로 이곳에 잘 왔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생일이 뭐 별거냐.
그냥 이런 게 인생이지.
하고 나는 생각해 본다.
그리고, 생일 하루 전 난 소원을 빈다.
건장한 체구의 맘이 착한 내 친구의 곁에
내가 부러워 침을 질질 흘릴 만한 멋진
이성이 제발 겨울이 가기 전에 떡 하니
녀석 앞에 나타나게 해주십시오. 미스터. 가드. GOD 씨.
에,
또.
내 옆에 앉은 그녀.
나를 만난 것이 그녀의 인생에 있어서 가장 근사한 일이 되게 끔 날 좀 멋지게 만들어 주세욧!
흠.
아.
간절하게 해야지.
소원은.
플리즈?
히힛.
고기가 떨어지고,
술이 떨어지고,
볶음밥이 떨어지자,
우리는 밖을 나선다.
내일은 내 생일.
친구,
그녀,
그리고,
배부른 나.
어쨌거나,
나는 아직 행복한 셈이다.
누가 뭐라 해도.
충분하지 않은가?
응?





버트 ::: 유실된 1년전 블로깅 리플레이중





블로그 이미지
Blog Image
다지지마닷컴

내가 알고 싶은 세상의 모든 것, 다지지마닷컴

by 버트
프로필 버튼
프로필 상세보기
블로그롤 정보

카테고리

  • 157179
  • 0690
Tatter & Media textcube get rss

다지지마닷컴

버트's Blog is powered by Tattertools / Supported by Tatter & Media
Copyright by 버트 [ http://www.ringblog.com ]. All rights reserved.

Tattertools Tatter & Media DesignMyself!
버트's Blog is powered by Textcube. Designed by Qwer999. Supported by Tatter &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