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오, 퇴근 중? -
응. - 어쩐 일로? 아, 그러고 보니 생일
축하전화야 이거? - 에? 아. 네 생일이냐? - 그래. - 아, 그래. 축하한다. - 좋아. 나와. - 어딜? - 오늘 그녀와 간단히 식사를 할 생각이었는데 마침
잘 되었어. - 내가 당신들 데이트에 왜 껴? - 생일 축하 전화라며? -
아. 뭐. - 나와, 끝나면 전화해.
그렇게 해서 우리는 40년 전통의 고깃집
대도 식당 본점을 간다.
- 몇 일 전부터 깍두기 볶음밥이 너무 땅겨서. - 깍두기 볶음밥? - 응. 맛있겠지?
소주를 곁들여 셋이 즐겁게 먹었다. 고기 값은 1인분에 30,000원이었던 것 같다. 즉,
세 명이 오면 십 만원이 조금 더 드는 셈이다. 약간 비싸지만, 비싼 만큼 많이 나쁘지 않다. 더구나, 생일인데,
이 정도의 호강은 나쁘지 않은 법이다. 히힛.
맛있게 입을 오물거리는 그녀와 녀석을 보면서, 한편으로
이곳에 잘 왔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생일이 뭐 별거냐. 그냥 이런 게 인생이지. 하고 나는 생각해
본다. 그리고, 생일 하루 전 난 소원을 빈다. 건장한 체구의 맘이 착한 내 친구의 곁에 내가
부러워 침을 질질 흘릴 만한 멋진 이성이 제발 올
겨울이 가기 전에 떡 하니 녀석 앞에 나타나게 해주십시오.
미스터. 가드. GOD 씨. 에, 또. 내 옆에 앉은 그녀. 나를 만난 것이 그녀의
인생에 있어서 가장 근사한 일이 되게 끔 날 좀 멋지게 좀
만들어 주세욧! 흠. 아. 간절하게
해야지. 소원은. 플리즈? 히힛. 고기가 떨어지고, 술이 떨어지고, 볶음밥이 떨어지자, 우리는 밖을 나선다. 내일은 내 생일. 친구, 그녀, 그리고, 배부른
나. 어쨌거나, 나는 아직 행복한 셈이다. 누가 뭐라 해도. 충분하지 않은가? 응?